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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칼럼] 영화 ‘The MASK MAN’
[유현준 칼럼] 영화 ‘The MASK MAN’
  • 유현준 기자
  • 승인 2019.06.17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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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의 시선에 쓴…”
영화 ‘The MASK MAN’ 이미지
영화 ‘The MASK MAN’ 이미지

환상필름이 제작한 영화 <The MASK MAN>은 홍준희 감독이 연출했고, 배우 박재민‧이상현이 출연한 단편영화다.

이 영화는 두 남자가 등장한다. 우선, 무기력한 얼굴로 집으로 들어온 남자 ‘재민’은 시종일관 힘없이 무표정하게 행동한다. 편의점에서 사온 컵라면을 먹으려고 할 때도,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볼 때도, 무표정하고 무기력함이 묻어난 얼굴은 바뀌지 않는다. 재민의 표정은 심지어 6년 만에 연락 온 친구 ‘상현’과 스마트폰 SNS로 대화를 나누면서도 기운이 없다. SNS상에서는 ‘ㅋㅋㅋ’도 치는 등 웃는 듯하지만, 현실에선 그러지 않는다.

또 ‘닭발에 소주 먹자’라고 보내려던 메시지도 “내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 있는데, 거기 가자ㅋㅋ”라는 친구의 메시지에 지워버리고는 “ㅋㅋㅋ그래 주소찍어줘”라고 대답한다. 이후 재민은 모자를 푹 눌러써서 망가졌던 머리를 손질하고, 평상복 차림이었던 옷을 여러 벌 바꿔입어 가며 격식을 차린 옷차림으로 세팅한다. 그렇게 재민은 가면을 쓴 채 6년 만에 만난 친구와 레스토랑에서 시간을 보낸다.

재민이 가면을 쓴 모습은 영화에서 계속해서 이어진다. 친구와 헤어진 이후, 뭘 먹고 있냐고 묻는 말에 재민은 소주를 마시고 안주로 참치를 먹고 있음을 숨기기 위해 그것들을 치우고 냉장고에서 케익과 와인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그것조차 예쁜 모습으로 보이고자 각도를 바꾸고, 와인병의 위치를 변경해 재촬영하기도 한다. 그런 후, 재민은 영화 처음에서처럼 무기력한 얼굴로 가만 앉아 있다.

이 모습을 통해 우리는 <The MASK MAN>이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는 사람들을 담아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영화는 ‘친구’를 만날 때조차도 상대의 시선을 신경 써서 격식 없는 차림으로 편하게 만나지 못하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타인 때문에 자신을 잃는 사람들을 꼬집고 있다.

그리고 <The MASK MAN>은 가면을 쓴 것은 재민뿐만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영화는 이어서 재민의 친구인 상현을 보여주는데, 상현 또한 좁고 어두운 방에 홀로 누워 무기력하게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때 흘러나오는 일본 노래의 ‘고독한 친구’라는 노랫말은 우리에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재민이 만나면서 고독함을 느껴야 했던 친구가 사실은 재민과 똑같이 고독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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