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09 17:20 (월)
[변종석 칼럼] 영화 ‘학교 가기 싫은 날’
[변종석 칼럼] 영화 ‘학교 가기 싫은 날’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6.26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학교 가기 싫은 날’ 이미지
영화 ‘학교 가기 싫은 날’ 이미지

아이에게 가장 끔찍한 것 중 하나는 가난이 아닐까. 적어도 성인이라면 무언가 먹고살 것을 찾을 수 있다. 아르바이트나 공장 취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성인에 비교해 아직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아이에게 가난이란, 상당히 버거운 문제일 것이다.

영화 <학교 가기 싫은 날>의 이야기의 시작은 학교에 가지 않으려던 은정에게 화를 내는 아버지와의 다툼을 시작한다. 학교에 가지 않을 거면 교복도 필요 없지 않냐며 화를 내자 어떻게 해서든 사수해낸다. 결국, 아버지가 일하러 떠나자, 은정은 이불을 깔기 시작한다. 그리고 천 위에 신문지를 깔고 눕는다. 문제지를 풀거나 라면을 부숴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사실 은정이 학교에 가지 않은 이유는 생리 때문이었다. 지나친 생리통 때문이 아니었다. 생리대를 살 돈이 없었기에 그것을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 학교에서 생리혈이 새자 아이들에게 놀림당한 적이 있던 것이다. 은정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신문지에 생리혈이 가득하다. 은정은 자리를 정리하더니 옷을 갈아입고 교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간다. 이윽고 아버지가 돌아오고, 은정은 집으로 돌아간다.

김수정 감독 영화 <학교 가기 싫은 날>은 생리대를 살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은정이 아버지 몰래 학교에 가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하루를 버티는 내용이다. 김수정 감독은 연출 의도에서 ‘오늘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하루를 보낸 수많은 은정이들에게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날이 빨리 다가오기를….’이라고 밝혔다. 김수정 감독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은정은 처음 아버지와 다툴 때를 제외하고는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도 않고 익숙한 듯이 행동한다. 이러한 절제는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