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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 Heart] 영화 ‘디스커버리’
[Search Heart] 영화 ‘디스커버리’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7.02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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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스커버리’ 이미지
영화 ‘디스커버리’ 이미지

친구나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우리에게 큰 상실감과 고통을 준다. 심지어 죽음의 원인이 자살이라면, 그것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슬퍼하는 동시에 화를 낸다. 사고나 질병으로 사망했다면 그저 슬퍼할 것이다. 질병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상실감이 들 것이다. 하지만 자살은 상당히 다르다. 그것은 좀 더 복잡한 감정을 동반한다.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러한 전조를 눈치채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 그런 선택을 한 대상에 대한 분노, 그리고 더 이사 볼 수 없다는 상실감 등이 어지럽게 뒤섞인다고 생각한다.

대다수 종교가 자살을 좋지 않게 본다. 불교는 업이 더해지며 더 고통 스런 삶을 살게 될 것이라 경고한다. 유교는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조차 불효로 보며 부모에게 받은 몸을 파괴하는 행위는 크게 잘못된 것이라 말한다. 기독교나 이슬람의 경우 자살은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행위로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십계명의 ‘살인하지 말지니라’에서, 자살 또한 자신을 살인하는 행위이기에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종교적 이유든 뭐든, 우리는 자살을 겁낸다. 본인이 자살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이 자살하는 것까지 두려워한다. 죽었을 때, 우리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자살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자살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죽었을 때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이 어중이떠중이들이 내뱉은 말이 아닌,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사실로써 밝혀졌다면?

<더 원 아이 러브>를 제작한 찰리 맥도웰 감독 영화 <디스커버리>는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는 과학적인 증거를 발견한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발견은 ‘디스커버리’라 명명되어 불리었으며, 많은 사람이 사후세계로 향하기 위해 자살하기 시작한다. 사후세계라는 곳이 있다고 알 뿐, 어떠한 곳인지 명확히 모른 채 전 세계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자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사후세계를 발견한 과학자 토마스는 잠적하여 사후세계의 진상을 밝혀내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다. 디스커버리 2주년 기념일에 토마스의 아들인 윌이 토마스의 연구실로 향하던 중 우연이 만난 아일라와 함께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영화는 내내 새로운 발견으로 인해 사이비 종교의 교주 같은 입장이 되어버린 아버지 토마스와 연구 때문에 어머니가 자살하게 내버려 둔 아버지 토마스와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윌을 비추어준다. 윌은 아버지의 연구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어버렸기에 탐탁지 않아 한다. 심지어 사후세계의 모습을 밝혀낸다면 더 많은 사람이 자살할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여 연구 결과를 숨기기도 한다. 토마스가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게 나오진 않는다. 그저 윌의 동생인 토비가 추측한 이야기를 맞춰볼 뿐이다. 자살한 어머니가 도대체 어디로 향했는가에 대한 의문, 만약 그것을 알게 된다면 어찌 될지 모른다. 그저 어디로 향했는지만 알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가족의 문제와 디스커버리가 가져온 자살 문제 등이 진행되는 와중에 갑작스러운 결말이 나오고 만다.

그 때문에 길지 않은 이 영화는 지금까지 사후세계와 사후세계로 향하는 자살자들, 그리고 그것을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가족의 문제에 대해서 다루던 전개를 포기한다. 갑자기 타임 루프에 갇힌 페르시아 왕자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가장 큰 문제점은 잠깐 보여준 장면들이 별다른 힌트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우리에게 내내 앞서 이야기했던 디스커버리와 관련된 사회나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는 와중에 낯이 익네요, 이 방으로 와야 하는 건 어찌 알았어, 같이 지나가는 말로 힌트를 제시하는 것은 충분하지 못하다.

영화 <디스커버리>는 사후세계를 과학적으로 발견한 후 벌어지는 세상을 보여주는 참신함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억지로 이야기를 중단하고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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