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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작곡가 윤현주, ‘그녀의 아름다운 영화 음악 필모그래피’
[인터뷰] 작곡가 윤현주, ‘그녀의 아름다운 영화 음악 필모그래피’
  • 이호준 기자
  • 승인 2019.07.03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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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접해 본 사람이라면 영화 음악을 매개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풍경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가난한 복서의 투지 넘치는 훈련과정을 담은 영화 ‘록키(Rocky)’의 테마곡과 함께, 하염없이 내리는 눈의 풍경이 절경인 ‘러브레터(Love Letter)’의 피아노선율, 무시무시한 식인상어의 이빨이 연상되는 ‘죠스(Jaws)’의 멜로디 등 실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영화에서 들을 수 있는 것들이 영화 음악을 통해 추억되고 있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접하며 영화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운 작곡가 윤현주는 본격적으로 2013년 미국으로의 유학길에 올라 버클리 음악대학과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영화 음악을 공부했다. 또한, 영화 ‘백 투 더 퓨처’, ‘어벤져스’ 등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작곡가 알란 실베스트리의 이름을 딴 ‘알란 실베스트리 어워즈’를 수상했다. 현재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 음악 작곡 활동을 통한 그녀의 열정적 도전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작곡가 윤현주
작곡가 윤현주

Q. 올해 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영화 ‘프랙처’에 참여했다.

A. 그렇다. 영화 ‘아바타’와 ‘더 타이탄’에 출연했던 샘 워딩턴 주연의 스릴러 영화다. 다큐멘터 리 ‘위대한 여정’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 안톤 산코와 함께 일하게 되었었는데, 영화 편집 과정에서 많은 수정이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음악을 만들어내야 했다. 작업 시작 단계부터 수많은 수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스튜디오에서 오케스트라와 녹음을 하기까지 음악팀 전체가 다 같이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난다. 고됐지만 정말 즐겁게 일했던 것 같아 흡족하다.

Q. 영화 음악을 제작할 때 어떤 것을 중요시하나?

A. 영화 음악은 한 가지 장르에 얽매일 필요 없이 여러 장르를 넘나들 수 있어서 정말 매력적인 분야이다. 하지만 영화 음악의 가장 큰 역할이자 의무는 영화를 서포트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취향이나 감정보다는 감독의 비전과 이야기의 흐름, 캐릭터의 성격 등과 잘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처음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감독과 대화를 굉장히 많이 나누는 편이다. 관객이 해당 장면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길 바라는지, 복선이나 반전 등 최대한 감독의 의도를 많이 알아두어야 작업 방향의 틀을 잡을 수 있다.

Q. 장편 영화 외에 단편 영화들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다.

A. 뉴욕에서 대학원을 다닐 당시 신인 감독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다. 뉴욕은 인디 단편 영화 감독들과 예술 영화 감독들이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들과 교류하면서 내가 몰랐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와 영화 음악도 많이 알게 되었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몇몇 감독들에게 정식으로 작업 의뢰를 받게 되었고 그들의 단편 영화를 위한 음악을 작곡했다. 각기 다른 제작자들의 작업 방식에 따라야 했기 때문에 감독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는 중인 것 같다.

Q.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이유가 무엇인가?

A. 유학길에 오를 그 당시에는 한국에는 영화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기도 했지만,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체험해 보고 싶었다. 미국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폭 넓고 깊이 있게 가르치는 음악 학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음악인으로서의 시야를 넓히고 여러 가지를 경험하기 위해서 유학을 떠났다.

Q. 영화 뿐만 아니라 여러 뮤지컬 음악에도 오케스트레이터로 참여하고 있다.

A. 원래 뮤지컬을 굉장히 좋아한다.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에 참여했던 메건 카발라리와 뉴욕에서 연극 작가로 활동 중인 케이트 케리건의 창작 뮤지컬 ‘이레나’에 오케스트레이터로 참여한 것이 계기였다. 올해 초 베버리 힐즈의 한 극장에서 초연을 했었는데, 뮤지컬 ‘위키드’,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등 유명한 작품에 참여했던 스타 배우들과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션 되었던 실력 있는 연주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Q. 작곡가 또는 오케스트레이터로서 특별히 노력하는 것이 있는가?

A. 작업을 할 때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한다. 내가 멜로디를 쓸 때도, 작곡가의 멜로디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을 할 때도, 특히 시간에 쫓길 때는 비슷한 장르나 분위기의 곡에선 아무래도 정석대로 쉬운 길을 택해버리곤 했었다. 그러다보니 음악을 쓰고 편곡하는 시간이 지루해질 때도 있더라. 만드는 사람이 지루하면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은 얼마나 지루하겠나. 그래서 요즘에는 계속 좀 더 실험적이면서도 새롭고 신선한 방향으로 작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현재 작업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알려달라.

A. 새 뮤지컬 ‘컴포트 워먼’의 오케스트레이터 의뢰를 받아 곧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내용이라 한국인 음악가로서 참여하는 의미가 크다. 뮤지컬 ‘이레나’로 같이 일했던 메건의 새로운 창작 뮤지컬에도 오케스트레이터로 또다시 참여하고 있고, 또한, 영화 ‘스머프’에 참여했던 작곡가 애론 사이몬즈와는 영화배우 마이클 매드슨의 다큐멘터리 영화의 음악을 함께 작업 중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장르의 작품들에 참여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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