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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영 칼럼] 영화 ‘교회사(教誨師)’ 질문을 던진다는 것
[박건영 칼럼] 영화 ‘교회사(教誨師)’ 질문을 던진다는 것
  • 박건영 기자
  • 승인 2018.11.11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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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회사(教誨師)’ 공식 이미지
영화 ‘교회사(教誨師)’ 공식 이미지

[뉴스포인트 = 박건영 기자] 영화 <교회사(教誨師)>는 아직 일본 영화계가 사전적 의미의 예술영화를 만들고 있음을 알려준다. 애달프고 고즈넉하다. 명품 조연 배우로 이름을 알린 오스기 렌(大杉漣)이 영화 제작의 총지휘를 맡았고, 그의 유작이면서 인생 마지막 주연작이 된 휴먼 드라마다.

영화 <교회사(教誨師)>의 교회사는 수감자의 도덕성을 키우고 회개하도록 이끄는 직업이다. 영화는 사형수 전문 교회사인 사이키(佐伯, 오스기 렌)가 6인의 사형수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거듭하며 자신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그들을 편안한 죽음으로 인도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에 대해 갈등하고, 본인도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모습을 조용히 그려낸다.

영화의 서사를 이끄는 것은 배우들의 독백이다. 혹은 오스기 렌과의 대화를 통해 분위기를 형성한다. 오스기와 미츠이시 켄(光石研)의 대화에서 묻어나오는 친근함은 영화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드며, 카라스마 세츠코(烏丸せつこ)는 과거 <아마가사키 연쇄 살인(尼崎連続殺人)> 드라마에서 연기한 스미다 미요코(角田美代子)를 연상시키는 광기어린 명연기를 펼친다.

영화는 계속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우리가 바라봐야 할 사회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오스기 렌(大杉漣) 이별 모임 공식 이미지
오스기 렌(大杉漣) 이별 모임 공식 이미지

사형 집행에 입회하는 교도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휴가(休暇)>의 각본을 담당한 사고 다이(佐向大)가 메가폰을 잡았지만, 오스기 렌이 영화의 총지휘를 담당한 만큼 앞서 말한 것들은 오스기 렌의 질문이기도 하다. 어떤 질문을 던지는 삶을 살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난 2월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한 배우 오스기 렌에게도 묻고 싶은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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