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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 Heart] 영화 ‘쥐덫’
[Search Heart] 영화 ‘쥐덫’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7.09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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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쥐덫’ 이미지
영화 ‘쥐덫’ 이미지

우리 속담에도 있듯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격의 파렴치한 인간은 늘 있었다. 그럼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 그것을 고맙게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남을 돕는 행위가 멍청하다는 소릴 들을 정도로 삭막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모습을 욕하고 있었다. 대로변에서 뺑소니 사고로 쓰러져 있는 사람을 아무도 돕지 않는다. 오랫동안 도로에 방치되어있던 사람을 향해 도움을 주려는 뉘앙스조차 풍기지 않는다.

이는 중국 시민의식을 50년 퇴보시킨 사건이라고 비판받은 사건으로, 일명 ‘펑위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쓰러져있는 할머니를 구했더니 오히려 치료비를 요구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진실여부는 말이 많지만, 어찌됐든 이 사건으로 인해 중국인들은 대체로 사람을 돕지 않는다. 이러한 행동이 꼭 중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우리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한운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쥐덫>은 쥐의 형상을 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서울에서 양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쥐들의 모습은 흥미롭고 자연스럽다. 문제는 감독이 표현하는 소재의 과함이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나친 감이 적지 않다. 쥐덫이 아닌 곰덫을 잔뜩 깔아놓고 쥐덫이라고 말한다. 물론 인간을 위한 쥐덫이라면 단순한 쥐덫이 아닌 곰덫같은 큰 크기의 물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쥐덫 아닌 쥐덫이 우리들이라면, 우리는 서로를 상처입히기 위해 준비된 커다란 쥐덫인 것이다.

감독은 연출 의도에서 ‘쥐덫처럼 서로가 서로를 파괴하는 모습을 통해 도시인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폭력성을 고발한다.’며 ‘하지만 녹이 슨 쥐덫과 그 위에 피어 있는 민들레 그리고 나비로 대변되는 자연은 서로를 파괴하지 않으며 공존한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12년이나 이전의 2007년에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파괴하는 사회였는데, 현재라곤 달라진 것이 없어 보여 쓸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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