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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석 칼럼] 굿바이 썸머, 우두커니 돌아보는 공감과 소통의 영화
[변종석 칼럼] 굿바이 썸머, 우두커니 돌아보는 공감과 소통의 영화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7.1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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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바이 썸머' 공식 포스터 이미지
영화 '굿바이 썸머' 공식 포스터 이미지

만약 자신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우리는 보통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몇몇은 자신의 마지막 시간을 정리하며 지낼 것이며, 소중한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어차피 자신은 죽을 것이라며 마구 민폐를 끼치거나, 우울함에 갇혀 더욱 괴로운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 혹은 사랑하던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거다. 서로 호감을 느끼고 있던 와중에 상대방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고백했을 때 속이 시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버렸을 때, 상대방의 마음은 어찌해야하는 걸까.

박주영 감독 영화 <굿바이 썸머>는 열 아홉 나이에 시한부가 된 현재의 여름 이야기다. 현재는 첫사랑 수민에게 고백하지만, 자신에게 병을 말하지 않았던 친구는 자신과 절연하고 고백했던 수민마저 현재를 멀리한다.

영화 <굿바이 썸머>의 흥미로운 점은 그들의 감정선이다. 보통 이런 시한부 이야기를 다룰 때는 억지로 눈물 콧물을 짜내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얼마 남지 않은 주인공과 그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병이라는 것 때문에 헤어지게 되는 고통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정리하면 시한부라는 소재는 클리셰 덩어리라는 점이다. 하지만 <굿바이 썸머>를 감독한 박주영 감독은 이것들을 모두 비껴간다.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어린 소년의 감정과 그런 소년의 주변 친구들의 감정까지 모두 그려낸다. 그것도 묘하게 현실적이며 공감 가게 말이다.

현재에게 고백받은 수민은 ‘어떡하라고 이기적으로 너만 생각해’라며 묻는다. 이러한 모습은 상당히 낯설게 다가온다. 어쩌면 우리는 시한부 소년의 인생만 괴롭겠다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남은 사람들의 고통 혹은 남은 감정이 더욱 오래 남는 다는 것을 종종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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