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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칼럼] 영화 '뷰티풀 메모리'
[유현준 칼럼] 영화 '뷰티풀 메모리'
  • 유현준 기자
  • 승인 2018.02.14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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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을 향한 응원

[NewsPoint = 유현준 기자] <뷰티풀 메모리>는 김권환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모두 맡아 제작한 단편 영화다.

영화는 회사일로 스트레스를 받은 인재가 후배와 술자리를 가지는 장면에서부터 출발한다. 인재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술을 마시는 것밖에 없다. 그를 잘 알고 있는 후배는 그에게 좋은 추억을 떠올려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다.

“나쁜 기억밖에 없는 거 같다”

그에 인재는 좋은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홀로 상념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재에겐 좋은 추억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다.

인재의 아빠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 다리를 잃었다. 일을 할 수 없는 몸이 돼 절망에 빠져 술만 마셨다. 그러다 인재와 그의 엄마를 폭행하기 일쑤였다. 인재가 옷을 벗으면 구타당한 흔적이 가득하다. 그 탓에 그의 엄마는 홀로 집을 나가 도망쳤고, 그의 아빠는 인재에게 너도 엄마처럼 떠날 거냐고 허구한 날 의심하고 욕을 뱉어댔다.

그러던 어느 날, 인재의 아빠는 2층 인재의 방에서 엄마의 사진을 발견한다. 아빠는 인재에게 너도 엄마처럼 도망칠 거냐고 따지면서 그 사진을 찢는다. 그에 인재는 결국 폭발하고 만다. 아빠에게 다리병신이라고 욕하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재는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간다. 그곳에서 인재는 여자 친구에게 서울로 떠날 것이라고 말하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 헤어지자고 이별을 통보한다.

하지만 인재는 바로 떠나지 않았다. 하룻밤 노숙을 하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간다. 집은 이상하다. 계단 아래에 붉은 피가 흥건하다. 인재는 의문을 느끼며 아빠를 찾는다. 그리고 1층 화장실에서 손목을 그은 채 죽어 있는 그를 발견하게 된다.

영화 '뷰티풀 메모리' 이미지
영화 '뷰티풀 메모리' 이미지

“화이팅”

인재의 집 원룸 현관문엔 구두 한 켤레가 전부다. 다른 신발은 없다. 그처럼 그의 집도 휑하다. 이렇다 할 장식품이나 사치품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책상과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 그리고 여자 친구가 선물해줬던 피아노 오르골뿐이다. 인재는 오르골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손에 집어 든다.

피아노 오르골에서 음악이 흘러나오자, 그의 입가엔 미소가 옅게 피어오른다.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서 행복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없다고 생각했던 좋은 기억들이다.

그 기억 속에서, 인재는 아빠와 크게 웃으며 식사를 한다. 또 헤어진 여자 친구가 그를 보고 웃으며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리고 여자 친구와 손을 마주잡기도 한다.

피아노 오르골의 음악이 끝나고, 인재의 기억도 같이 끝이 난다. 인재의 입가엔 여전히 미소가 지어져 있다. 인재는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화이팅”

인재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그 응원은 그를 지켜보고 있는 우리들을 향한 응원이기도 하다. 나쁜 기억밖에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는 부드러운 부탁이기도 하다.

인재의 후배가 그에게 했던 말처럼 나쁜 기억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 기억하고 있지 못할 뿐, 인지하고 있지 못할 뿐, 좋은 추억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뷰티풀 메모리>는 안 좋은 기억 속에 갇혀 살지 말고 그곳에서 벗어나길 권하고 있다. 위로와 응원이 되는 짧은 한 마디를 던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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