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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Point] 루이스 디 필리피스 감독의 ‘for nonna anna’
[Moving Point] 루이스 디 필리피스 감독의 ‘for nonna anna’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8.02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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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or nonna anna’ 포스터
영화 ‘for nonna anna’ 포스터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생각을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던 사람들에게 지구가 둥글다고 이야기해봤자, 대부분 믿지 않았다. 여태까지 자신들이 진실이라 믿고 따랐던 것을, 그것도 나이든 이에게 납득시키기란 쉽지 않다. 설령 그것이 가족이라도, 평생을 가톨릭 신자로 살았던 할머니에게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손주를 받아들이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루이스 디 필리피스 감독의 <for Nonna Anna>는 성전환자 여자가 할머니를 돌보며 끝내 부드러운 유대감을 발견해내는 영화다. <for Nonna Anna>의 이야기는 별다른 내용이 없다. 엄마가 며칠 자리를 떠나게 되자, 크리스는 할머니를 돌보아야 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손녀가 되어 어린 손주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결국, 화장실 가는 것도 도움받지 않았다가 자는 중 실례를 하게 된다. 크리스는 할머니를 씻겨야 하는 상황에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다 벗는다. 할머니는 그제야 크리스를 따른다.

영화는 별다른 대화 없이 진행된다. 그저 배우의 눈빛과 표정, 그리고 몸짓을 이해할 수 있다. 화해와 이해의 장면도 손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할머니는 여자가 된 손자의 몸을 훑어본다. 어떤 점에서 그녀를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이것은 어디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함축적이고 단편적인 장면과 이야기는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준다. 단순히 A는 B라고 곧이곧대로 머리에 주입해주는 몇몇 상업영화는 매우 다르다. 이러한 것이 단편 영화의 매력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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