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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 Heart] 영화 ‘국가부도의 날’ 우리가 겪은 실존하는 재난
[Search Heart] 영화 ‘국가부도의 날’ 우리가 겪은 실존하는 재난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8.11.21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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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현과 갑수
그리고 윤정학

[뉴스포인트 = 변종석 기자] 최국희 감독의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재난영화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재난영화란 흔히 커다란 배가 빙산과 부딪혀 가라앉거나, 큰 해일로 부산이 물에 잠기거나, 갑자기 좀비들이 인간들을 습격하고, 운석이 떨어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 등이 있을 것이다. 구태여 이런 자연재해와 같다고 보는 것은 그것을 대처하는 인간들의 모습 때문이다. 정부는 큰 재해를 감추거나 거기서 제 이득을 챙기고, 누군가는 그 재난을 막으려하며, 누구는 거기서 개인적으로 큰 이득을 챙기곤 한다. <국가부도의 날>에서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리 다르지 않다. 국가 부도라는 큰 재난에서 각자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인물들은, 세계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가상의 상황보다도 훨씬 우리에게 와 닿는다. 우리는 실제로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IMF의 금융 구제를 받은 역사가 있는 것이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공식 포스터
영화 ‘국가부도의 날’ 공식 포스터

이 ‘재난’에 대처하거나 반응하는 인물류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역시 일반 노동자들이다. 허준호 배우가 맡은 갑수 역이 그러한데, 그들은 정부의 말만 믿고 평소와같이 행동하다가 큰 피해를 입는다. 반대로 상황을 파악하고 정부를 믿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유아인 배우가 맡은 윤정학으로 나라가 망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기회로 큰 이득을 보게 된다. 그리고 소위 높은 곳에 위치한 기득권들이 있다. 조우진 배우가 맡은 재정국 차관이나 일성 그룹의 차기 후계자 등이 있겠다. 그들은 미리 자신들이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판을 짤 수 있는 자들이다. 그리고 국가부도라는 재난을 막기 위해 뛰어다니는 김혜수 배우가 맡은 한시현 등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각기 반응하고 행동하는 것들은 다른 재난 영화와 다를 바 없다. 개인주의적으로 행동하거나 남을 위해 위험한 장소로 뛰어드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그냥 포기해버리고,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살아난다.

사실 극을 감상하는 데 윤정학의 이야기는 조금 붕 뜬 느낌이었다. 서로 대립하는 재정국 차관과 한시현, 그리고 미미한 연결고리이긴 하지만 피해 받는 소시민의 역할로 등장하는 갑수는 필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윤정학의 경우는 어떨까?

영화 ‘국가부도의 날’ 공식 이미지
영화 ‘국가부도의 날’ 공식 이미지

사실 이 재난으로 이득을 보는 이들은 차관 등이 존재한다. 개인적인 감상으론 윤정학 파트가 사라지고, 좀 더 갑수가 등장하며 갑수의 부탁에 고민하는 한시현의 이야기가 더 깊이 있게 다뤄지는 게 필요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긍지를 위해, 혹은 나라를 위해 노력하던 한시현이 개인적인 관계로 인해 갈등하는 모습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맡은 배역에 대하여 유아인 배우는 관객들이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이 영화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경제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단순히 어려운 경제용어와 시대를 그려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관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유아인 배우가 맡은 윤정학의 역할인 것이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공식 이미지
영화 ‘국가부도의 날’ 공식 이미지

위기를 기회로 이용한다는, 자못 고대 영웅의 서사시 플롯이 떠오른다. 이러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야기이며, 윤정학이 남들의 불행을 기회로 삼았을 때의 심리적 갈등도 잘 표현되어있다. 우리들을 압박하는 외압에서 자신의 성과를 이루어내는 윤정학은 우리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자신이 이용하는 ‘기회’가 남들의 ‘불행’인 것에 대한 인간적인 갈등은 그를 단순한 기회주의자로 만들지 않는다.

최국희 감독의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고, 심지어 재미도 충분한 좋은 영화이다. 온갖 역사적 사건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은 소재면에서 상당히 좋은 이야깃거리다. 거기에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사건과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는 <국가부도의 날>을 더 훌륭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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