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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석 칼럼]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의 의미
[변종석 칼럼]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의 의미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9.25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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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이지만, 환상적인 보통의 연애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컷 이미지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컷 이미지

올해 한국 영화의 성공작들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별다른 반전 없이 장르에 충실하며 짠내 가득한 생활 밀착형 캐릭터들의 존재다. 한국 영화가 재미없어진 것이 선웃음 후신파의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처음 웃음을 주던 분위기는 갑자기 집어던지고 억지로 울음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코미디면 코미디지, 왜 신파적 요소를 넣느냔 말이다. 이전 몇몇 작품들이 이러한 구성으로 크게 성공했지만, 이후 수많은 졸작을 탄생시키게 된다. 이는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에서 사소한 인과관계보단 코미디 본연에 집중하며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주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마약을 팔아야 했던 소년·소녀 따위는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들을 구하지 못했다고 흐느끼는 형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이상근 감독의 <엑시트>에서도 볼 수 있다. 영화는 극 중에 발생한 재난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다. 단지 재난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짠내 가득한 젊은이 두 명을 등장시킨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숭고한 희생 비슷한 것을 하긴 한다. 하지만 그것을 초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며 자신들의 구출 기회를 놓친 것을 후회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현실적이며 보통의 우리와 같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는 10월 2일에 개봉 예정인 <가장 보통의 연애>도 마찬가지다.

김한결 감독의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친에게 큰 상처를 받은 재훈과 더는 사랑에 기대하지 못하는 선영의 ‘가장 보통의 연애’를 다룬 로맨스 영화이다. 매번 술에 취해 온갖 사고를 치며 실연의 고통에 시달리던 재훈은 밤새 2시간이나 통화한 기록을 발견하게 된다. 혹시 무슨 실수라도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헤어졌던 여자친구와 통화했던 것일까. 하지만 2시간이 통화한 상대는 재훈의 회사에 새로 입사하고 통성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선영이었다. 선영은 바람을 피운 남자친구가 회식 자리까지 찾아와 프러포즈한다. 선영은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할 말 못 할 말을 쏟아낼 때 재훈과 마주치게 된다. 두 사람은 일보다 서로의 연애사를 더 잘 알게 되었고, 서로를 안 좋게 보면서도 신경 쓰이게 된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컷 이미지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컷 이미지

<가장 보통의 연애>는 사랑하는 연인이 불치병으로 죽어가지도 않으며, 그리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사람들의 연애 이야기다. 재훈은 짠내가 날 정도로 불쌍하고 웃긴 캐릭터이며, 선영도 주위의 편협한 시선에 고생한 인물이다. 각자 사랑에 상처를 입은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고 사랑을 키워나간다. 요즘 외계인, 유령, 도깨비 등등 인외의 대상이나 환상적인 요소가 들어간 이야기가 많다. 이러한 것들이 고착화되어있는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가는 시발점이 되어 좋은 성적을 받아왔다. 다만 본연의 로맨스에서 벗어난 느낌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자주 보아왔던 로맨스도 어딘가 심심하다. 눈이 부실 정도로 멋진 선남선녀가 서로 한눈에 반하고, 고난을 떨쳐내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끝나는 이야기가 너무 많다. 그러한 것을 탈피하고자 나오는 요소들이 앞어 이야기한 환상적인 소재들일 것이다. 하지만 김한결 감독은 좀 더 현실적인 요소로 상황을 비튼다. 사랑에 상처 입은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며 이해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훈훈하고 감동적인 결말로 우릴 안내하며, 직장 생활에서 쉬이 볼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버무리며 쉬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연애라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복잡한 상황을 독특하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담아낸 감독의 실력이 훌륭하다.

우리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오는 10월 2일에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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