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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 Heart] 영화 ‘Nursery rhyme’
[Search Heart] 영화 ‘Nursery rhyme’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11.20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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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Nursery rhyme’ 포스터
영화 ‘Nursery rhyme’ 포스터

톰 노아케스 감독의 단편영화 <Nursery rhyme>는 제목처럼 동요를 부르며 시작한다. 금발의 남자는 추위에 떨며 ‘Old macdonald had a farm’을 부른다. 어두운 하늘, 철조망 앞에서 상의를 탈의한 남자. 가슴과 배, 팔에는 잔뜩 문신이 새겨져 있으며 가끔 노래를 이어가지 못한다. 헤비메탈을 부를 것 같은 남자의 기묘한 동요가 이어지고, 남자가 공포에 떨고 있는지 잘 알 수 없다. 노래를 이어가는 중, 남자의 뒤에서 푸른 트랙터가 목장을 지나 다가온다. 트랙터에서 내린 남자는 쇠지레를 들고 급하게 달려온다. 혹시 노래 부르는 남자를 쫓아내려는 걸까. 하지만 카메라는 쓰러진 소를 지나 뒤집힌 차에 닿는다.

톰 노아케스 감독의 단편영화 <Nursery rhyme>는 이해하기 힘든 오프닝을 선보이며 관객을 혼란에 빠트리며 시작한다. 여기서 우리는 선입견을 품게 된다. 남의 농장에서 동요를 부르는 헤비메탈 로커 같은 남자의 목적이 무엇일까. 곧 트랙터에서 내린 남자들의 손에 쇠지레가 들린 것을 발견하고 지레 겁을 먹게 된다. 혹시 저 사람을 공격하려는 걸까? 하지만 그들은 이상하게 서서 노래 부르는 남자를 무시한 채 옆으로 걸어가 버린다. 그들은 미친 사람같이 노래 부르는 남자를 지나 전복된 차에서 사람을 끄집어낸다. 사고가 있었고, 남자는 울고있는 아이를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던 것이다.

롱테이크로 정교하게 이어진 <Nursery rhyme>은 끊어지지 않는 긴 호읍이 기묘한 분위기와 궁금증, 작은 탄식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현실적이지 않은 장면을 사실성을 강조하는 기법으로 촬영함으로써 비록 5분이지만 강력하게 극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 우리네 삶이 영화나 소설, 드라마같이 짧게 자르고 편집한 것이 아니라 롱테이크처럼 길게 이어지는 것처럼 롱테이크는 기묘한 화면에 현실감을 부여하고, 그것에 몰입하게 해준다. 이러한 효과는 처음 1분 동안 별다른 미동없이 노래를 부르는 남자를 관찰하게 만들어준다. 미묘하게 떨리는 몸, 불안한 시선. 우리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순 없지만, 한 순간에 극에 집중하게 되고, 마지막에 그것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일종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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