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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Point] 어기 멜리오 감독 영화 ‘Dreadspace’
[Moving Point] 어기 멜리오 감독 영화 ‘Dreadspace’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12.09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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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Dreadspace’ 포스터
영화 ‘Dreadspace’ 포스터

예로부터 놀이와 문화는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명절에 즐기던 윷놀이나 마당놀이가 그러할 것이다. 요즘에는 게임이 자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즐기기엔 다소 어려운 점이 많다. 컴퓨터나 핸드폰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게임이란 상당히 이질적인 물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VR 게임이 발전한다면, 많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SF 옴니버스 시리즈 <블랙미러>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샌주니페로>는 가상현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새로운 몸을 얻어 생활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다. 현재의 VR이 발전해서 가상현실이 생활화된다면, 가장 즐거워할 사람들은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아닐까. 전혀 새로운 세상, 그리고 소원한 손주들과 친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어기 멜리오 감독 영화 <Dreadspace>는 몸이 노인 윈스턴이 손주 팀과 함께 ‘Dreadspace 2’라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용이다. 자주 다투는 부모님이 신경쓰이던 팀은 할아버지 윈스턴과 게임을 같이 하게 된다. 친구 빌리까지 참여해서 게임을 하게 되는데, 현실적이고 잔인한 게임에 윈스턴은 적응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빌리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제지로 게임을 나가게 된다. 윈스턴은 전혀 도움이 되질 않고, 팀이 혼자서 게임을 진행하다 위기에 처하게 된다. 심지어 체력을 모두 잃고 바닥에 눕게 되자, 윈스터는 손주를 구하기 위해 달려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나란히 바닥에 눕게 된다.

<Dreadspace>는 VR 게임이라는 소재를 적절하게 섞은 가족 영화다. 팀은 허구한 날 싸우기만 하는 부모 때문에 소외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할아버지와의 게임 중에 자신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달려와주는 가족이 있음 느끼게 된다.

영화 내내 VR을 쓴 할아버지와 소년, 게임 속 캐릭터인 건장한 청년과 여성이 번갈아가며 등장한다. 게임 속 캐릭터의 경우 정해진 모양으로 앉는 캐릭터, 수류탄으로 킬을 냈을 때 홀로 이야기하는 캐릭터 등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주 보았을 상황이다. 너무 현실적인 잔인함과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 노인과 소년이라는 상황도 흥미롭다. 우리는 너무 손쉽게 잔인하고 끔찍한 것을 경험한다. TV나 게임을 통해 너무 살인에 익숙해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단순한 게임이라는 것을 안다. 더불어 그것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세대 간의 격차도 충분히 좁힐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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