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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석 칼럼] 영화 ‘탈룰라’
[변종석 칼럼] 영화 ‘탈룰라’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12.09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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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탈룰라’ 공식 포스터
영화 ‘탈룰라’ 공식 포스터

이전에 <쿨 러닝>이라는 존 터틀타웁 감독 영화의 한 장면이 밈이 되어 유행한 적이 있다. 처음 썰매가 생긴 봅슬레이 팀이 썰매의 이름을 정하던 중, ‘탈룰라’로 정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탈룰라라는 이름이 매춘부 이름 같다고 비웃자, 어머니 섬함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팀원들은 잠시 말을 잃었다가 참 예쁜 이름이라며 뒤늦게 수습하려 한다. 이전부터 자주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유머스런 장면이지만, 인터넷에서 상대방의 손이나 발, 음식들이 형편없다고 말했을 때 같이 사용하며 유명해진 장면이다. 물론, 션 히더 감독 <탈룰라>와는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다. 단지 ‘탈룰라’라는 이름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션 히더 감독 <탈룰라>는 각자 부족한 애정을 경험한 세 여성의 이야기다. 어렸을 적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탈룰라, 동성애자인 것을 숨기고 결혼한 남편을 둔 마고, 아이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캐롤린의 이야기가 한데 어울린다.

탈룰라와 니코는 2년 동안 밴에서 먹고 자며 전국을 떠돌아다닌다. 하지만 니코는 진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가 탈룰라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취직도 하고 싶어 했다. 탈룰라는 그러고 싶지 않다며 이런 생활이 실하면 사라지라고 소리친다.

다음날, 니코는 탈룰라에게 인사도 없이 떠나고 만다. 홀로 갈곳도 없었던 탈룰라는 뉴욕으로 향한다. 탈룰라는 니코의 어머니 마고와 만나지만, 바로 쫓겨난다. 탈룰라는 어느 호텔에서 문 앞에 내놓은 그릇의 음식을 주워먹던 중, 자신을 청소부로 오해한 캐롤린과 만나게 된다. 캐롤린은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에 부친다고, 우울증에 걸린 듯 행동한다. 탈룰라는 캐롤린이 아이가 아직 어리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에 어처구니없어한다. 그러던 중 캐롤린은 팁을 건네며 막무가내로 아이를 맡기고 나가버린다. 술에 취한 캐롤린은 아이를 돌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아이가 걱정되었는지 탈룰라는 아이를 들고 밖으로 나와버린다. 다음날 아이를 돌려주기 위해 호텔로 돌아가지만, 몰려있는 경찰들 때문에 도망쳐버린다. 결국, 자신과 니코의 아이라고 속이며 마고의 집에 신세를 지기 시작한다.

탈룰라의 이러한 일탈은 자신을 포함하여 세 사람 모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마고는 자신만의 용감한 행동을 위해 가정을 버리고 남자와 새롭게 결혼한 남편을 마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캐롤린은 아이를 낳으면서 자신의 예쁜 몸매도, 남편의 사랑도 모두 잃어버렸다고 믿었다. 하지만 아이를 잃어버리자, 자신이 아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깨닫는다. 위신 때문에 남들 앞에서 고고한 척 위선을 떨었던 마고와 술과 바람 상대로 자신을 위로하던 캐롤린에게 탈룰라의 존재는 일종의 기폭제다. 탈루라의 사건이 없었다면 두 사람 모두 끝 없는 자기만의 지옥을 떨어졌을 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에선 탈룰라의 희생으로 새로운 인생과 목표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남자친구 니코가 탈룰라에게 가정을 꾸리자고 이야기했을 때, 탈룰라는 중력이 없어지는 꿈을 꾸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날아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인 니코가 타고있는 자동차의 손잡이를 꽉 붙들어 맨다. 이러한 장면은 극의 마지막에 마고에게서 보여진다. 마고는 공원에서 타룰라와 대화 중, 중력이 없어진다면 자신은 아무것도 잡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었다. 하지만 하늘로 떠오르던 중, 두 손으로 강하게 나뭇가지를 잡아끈다. 이 지상에 자신이 할 일이 생긴 것이다. 이곳에 붙어있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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