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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석 칼럼] 영화 ‘The Surface’
[변종석 칼럼] 영화 ‘The Surface’
  • 변종석 기자
  • 승인 2020.03.10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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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Surface’ 공식 포스터
영화 ‘The Surface’ 공식 포스터

쓰레기통을 뒤지는 남자를 바라본다. 기계로 된 의수, 거추장스럽게 달린 호스, 오른쪽 눈을 대신해 붉은 안광을 뿜어내는 렌즈, 남자가 움직일 때마다 유압기 소리가 난다. 여자는 기계와 인간이 기묘하게 섞인 ‘괴물’을 피해 숨게 된다.

빌렘 캄펜호우트 감독 영화 <The Surface>는 테인티드라 불리우는 기계와 인간이 섞인 존재로 인해 문명이 무너지고, 지하에 숨어 사는 인간 중 하나인 리즈가 아들을 살리기 위해 지상으로 올라온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테인티드로 인해 지하로 쫓겨났지만 리즈는 그들의 기술로 아들의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심장을 뛰게 만들어주는 장치를 몸에 달고 있었고,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선 배터리가 필요했다. 어렵사리 모은 돈으로 암시장에서 2주 치 배터리를 샀지만 겨우 3시간 24분 분량밖에 남지 않았었다. 결국, 남은 수는 지상으로 올라가 테인티드에게서 무제한 배터리를 빼앗는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돌아올지도 모른 모험을 위해 자신의 남편처럼 지상에 올라가게 된다.

우리는 짧은 단편 영화의 특징상 <The Surface>에 등장하는 ‘괴물’의 존재를 파악하기 힘들다. 그들이 인류를 멸망시킨 것인지, 아니면 멸망하는 문명의 잔해 속에 겨우겨우 인간과 기계의 특성으로 오염되거나 변이되어 살아가는 것인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설명되지 않은 채 툭 던져지는 것이 단편 영화의 매력인 것이다.

<The Surface>의 매력은 멸망한 문명의 잔해를 표현한 세트와 그들로 인해 멸망한 인류가 그들의 기술로 겨우 연명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어서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과 그들 나름의 가족으로인해 공격하지 못한 리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지나치게 단순하며 일차원적이다. 제목처럼 표면의 모습보다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단순한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목숨을 걸고 배터리를 구하러 올라왔으나 아이를 가진 여성 테이인티드의 배터리를 빼앗지 못한다. 단순한 이야기 흐름과 주제지만 아포칼립스 상황을 그려낸 뛰어난 무대 세트와 부자연스럽지 않은 특수 분장이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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