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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Point] 코사이 세키네 감독의 ‘Right place’
[Moving Point] 코사이 세키네 감독의 ‘Right place’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8.07.22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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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것

[NewsPoint = 변종석 기자] 누구나 한 번 쯤은 자신 스스로가 잘못된 장소에 있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또 적성에 맞지 않는 회사·의무 교육·불편한 사람들 등이 있는 장소에 같이 있다 보면 울적해지기 일쑤다.

일본 코사이 세키네 감독의 영화 <라이트 플레이스, Right place>는 바로 그 남들과 다른, 혹은 자신의 장소를 찾지 못한 이들을 위로하고 있다.

광적으로 정리정돈에 집착하는 남자가 있다. 이 남자가 세일즈맨처럼 정장을 차려입고 밤늦게 향하는 곳은 한 편의점이다.

남자는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지만, 남자에게 물건을 파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남자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바로 정렬과 정리다. 똑같은 상표가 나오도록 음료수를 돌리고, 상자를 쌓아 열을 맞추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남자는 거스름돈마저 오와 열을 맞춰 건네기까지 한다. 그 행위에 편의점을 찾은 고객은 질린 표정으로 도망치고 만다.

남자는 물건을 사지는 않고 어질러놓기만 하는 젊은이들의 무리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그저, 그의 병적인 정리를 실행할 뿐이다.

영화 '라이트 플레이스, Right place' 이미지
영화 '라이트 플레이스, Right place' 이미지

남자의 병적인 행위는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진다. 음료수를 사려는 노인을 밀어내 정리하기도 하고, 물건을 훔치던 여학생의 물건까지 집어 들고는 도로 제자리로 가져다 놓는다.

그런 정렬과 정리의 병적인 폭풍 속에서, 그의 눈에 주름진 루즈 삭스가 들어오고 만다. 남자는 망설임 없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루즈 삭스의 주름을 펴 올린다. 루즈 삭스의 주인인 여학생은 남자의 행위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른다.

결국 너무 과한 정렬과 정리에 의해 남자는 편의점에서 쫓겨나고 만다. 쫓겨난 남자는 걸으면서 자신이 있을 곳을 찾지 못하는 것과 잘못된 장소에 있다는 것을 한탄한다.

그때, 남자는 운명처럼 접골사 모집 광고를 보게 된다. 접골사는 잘못된 뼈를 제자리로 맞추는 사람으로, 정리정돈에 집착하는 남자에게 있어 꼭 알맞은 직업이었다.

코사이 세키네 감독은 <라이트 플레이스>를 통해 자신에게 알맞은 곳으로 찾아가는 한 남자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있을 곳을 찾지 못한 이들이 언젠간 그 장소에 다다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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