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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 Heart] 영화 ‘예측’의 조각들
[Search Heart] 영화 ‘예측’의 조각들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8.07.28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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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DICTION

[NewsPoint = 변종석 기자] 두 눈이 멀쩡한 사람들조차 한치 앞을 못 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계획하고 예측했던 예상은 멀어지고,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캄캄한 암흑에 갇혀버리고 만다.

그것은 예측이 정해진 미래가 아닌, 단순히 자신이 꿈꾸거나 계획한 한 가지 길이기 때문이다. 무수한 길 중에 하나. 하물며 앞이 보이지 않는 장님에게 앞날을 예측하는 게 얼마나 어려울까?

김대일 감독의 영화 <예측, PREDICTION>의 주인공은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녀다. 이 흑인 소녀는 가족에게 버림받고 홀로 살아왔다. 그녀의 꿈이 있다면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는 것이다. 앞서 자신의 눈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을 이용한 사람들 때문에 더욱 상처를 받았지만, 이번에야 말로 자신의 어머니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다.

소녀는 자신의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한다. 자신의 어머니와 평범한 삶을 이어나가고 싶어 한다. 자신의 춤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지극히 평범한 꿈을 이룰 기회가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 때 그녀에게 한 가지 메시지가 소녀에게 배달된다. 자신을 소녀의 언니라고 밝힌 여자는 이윽고 만날 여자가 소녀의 어머니가 아니라고 말한다.

앞서 자신을 이용한 사람들처럼 안좋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소녀는 자신의 어머니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기로 한다. 만남이 있은 후, 돌아가는 길에 소녀는 그만 넘어지고 만다. 그런 소녀를 일으켜준 여자의 괜찮냐는 목소리가 어머니를 만나기 전에 들었던 메시지의 목소리와 같음을 깨닫지만, 이미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소녀가 정말 어머니를 만났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절망하듯 넘어지는 소녀와 나래이션으로 소녀의 예측이 무너졌음을 예상할 수 있다. 소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다. 그런 소녀가 만나자마자 홀로 집으로 돌아갈까.

자신을 왜 버렸냐는 질문은 하지 않겠지만,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손길을 그리워한 소녀가 홀로 깜깜한 길을 걷는다. 넘어진 자신을 일으켜 세워주는 목소리에 다시 소녀는 예측한다. 그것이 깨어질지, 아니면 맞아 떨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불확실한 어둠 속에서도 소녀의 예측이 필요없는 행위가 있다. 바로 춤이다.

영화 '예측' 이미지
영화 '예측' 이미지

소녀는 아무런 방해물 없는 옥상에서 당장이라도 뛰어내릴 듯 불안한 걸음걸이로 옥상 끝에 다다른다. 자신의 스테이지를 알게 되자 딱딱하던 소녀의 얼굴이 풀어진다. 춤을 추는 소녀에게 어둠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빛을 좇아서 허공을 휘져을 필요도 없다. 불필요한 예측이 필요 없어진 자신만의 세상을 소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다. 간단한 예측도 허구한 날 빗나가는 우리에게 소녀는 희망을 준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무서워하는 우리들에게 한 가지씩 춤을 가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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