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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 Heart] 영화 ‘인터섹션, Intersection’ 수억 년 전의 기억
[Search Heart] 영화 ‘인터섹션, Intersection’ 수억 년 전의 기억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8.07.30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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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교차로

[NewsPoint = 변종석 기자] 이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들이 많다. 그것이 과학적으로 해석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설령 그것이 과학적인 이해가 가능할지라도 당장 그 사건을 마주했을 경우에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브랜드 비치맨 감독의 영화 <인터섹션, Intersection>의 사건은 사실상 크게 이해하지 못할 현상은 아니다. 드웨인(테리 서 피코)과 크리스(재커리 레이 셔먼)는 사막의 교차로를 통제하는 일을 맡은 인부다. 드웨인과 크리스는 뙤약볕 아래 차량 하나 다니지 않는 교차로에서 시간만 죽인다. 푯대를 들고 서있는 드웨인과 달리 크리스는 아무도 오지 않을 거라며 딴 짓을 하기 시작한다. 퓨마의 배설물을 발견했다며 푯대의 끝을 날카롭게 갈다가, 이내 아예 자리를 깔고 누워버린다.

영화 ‘인터섹션, Intersection’ 이미지
영화 ‘인터섹션, Intersection’ 이미지

혼자 서있는 드웨인과 달리 크리스는 심심한지 쉴 세 없이 수다를 떨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무언가 그들 머리 위로 떨어지며 폭발한다. 까딱하면 죽을 수도 있었던 드웨인과 크리스는 갑자기 떨어진 물체를 확인한다. 폭탄일지도 모른다며 조심하는 드웨인과 달리 크리스는 그것을 끄집어낸다. 놀랍게도 그것의 정체는 운석이었다.

크리스는 운석이 큰 돈이 될 것이라며 자신은 6, 드웨인은 4로 나누자고 제안한다. 자신이 운석이란 것을 알았고, 운석이 돈이 될 것이란 것도 알았기에 자신이 더 가진다는 것이다. 이 땅이 자신들의 땅이 아니기에 숨겨 가져가야 한다며 불만스러운 표정의 드웨인을 크리스가 설득한다.

드웨인은 그저 하늘에서 떨어졌을 뿐인 돌덩어리가 그렇게 비싼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크리스는 자신의 바로 머리 위에 떨어진 행운에 대해서 떠들대고 있었다. 신의 뜻이며, 무지한 인간이 신의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나를 위한 것이다.

그 순간 드웨인은 크리스를 등 뒤에서 찔러 버린다. 퓨마를 대비하기 위해 크리스가 갈아 놓았던 푯대였다. 드웨인은 시체를 동굴에 숨긴 후 피도 흙으로 덮은 후 도망친다. 커다란 운석은 사막에서 건장한 남성이라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무게였다. 드웨인은 상의와 하의를 차례차례 벗어서 그것을 끌고 가려지만 결국 옷이 다 찢어지고, 이야기는 끝난다.

드웨인이 크리스를 죽인 이유는 욕심 때문일까? 혹은 쉴 새 없이 떨어대는 그 입 때문일까? 드웬인은 크리스를 찌른 후에 만족한 듯 잠시간 서있는다. 그것은 운석을 혼자 차지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일까, 혹은 자신에게 찾아온 고요함에 대한 음미일까. 갑자기 떨어진 운석은 드웨인에게 이해하기 힘든 대상이다. 그저 하늘 위로 우주가 있다고 알고만 있을 뿐, 거기서 커다란 돌덩어리가 떨어져 지상에, 그것도 자신들 주위에 쳐박힌다는 것은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반대로 크리스에게는 자신이 믿었던, 자신을 인도해주는 신에게 맏겨 버린다.

설령 자신이 믿지 못할, 바로 자신의 머리맡에 운석이 떨어질 확률이 몇 만, 혹은 몇 천 만 분의 일이라 할 지다로 그것은 신의 인도인 것이다. 그리고 드웨인이 자신을 찌른 이유는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누워서 이야기하던 자신을 죽이는 빅풋과 드웨인을 겹쳐보며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받아들인다.

갑자기 교차로에 떨어진 운석은 사건의 시작이다. 갑자기 우리의 이성이 마비되고, 제대로 된 행동을 할 수 없을 만한 일들은 많이 있다. 갑자기 쌍둥이 빌딩에 비행기가 부딪힌다던가, 관광 중에 갑자기 자동차가 폭발하며 사람들이 쓰러진다. 이러한 테러리즘은 후에 이해라도 간다. 하지만 갑자기 하늘에서 개구리 비가 쏟아진다면 어떨까?

톨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 <매그놀리아>는 여러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서로에게 간섭하며 사건의 고양감이 커져간다. 그들은 자신들과 관계와 또는 당장 자신이 처한 사건으로 인해 정점에 이르었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개구리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들의 관계와 그들이 처한 상황은 한낱 쓸모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부질없고, 나약한 것인지 알려준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어떠한 감정과 생각을 가졌더라도, 인지할 수 없는 일인 ‘개구리가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진다’는 결코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교차로를 걷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바뀌고, 돌고 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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