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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칼럼] 영화 ‘시밀의 가정통신문’
[유현준 칼럼] 영화 ‘시밀의 가정통신문’
  • 유현준 기자
  • 승인 2019.01.10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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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 그 노력

영화 <시밀의 가정통신문>은 미르시니 아리스티두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모두 맡은 런닝타임 12분55초 분량의 단편 영화다.

“훔친 사과가 맛있지”

이 영화는 딸인 시밀과 그녀의 아버지 아리스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일에 바빠 딸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다. 때문에, 시밀이 가져온 서명되지 않은 학교 노트는 가정통신문으로서 그녀가 아버지의 직장에 찾아가는 핑계거리가 된다.

아버지의 왜 이곳(직장)까지 찾아왔냐고 묻는 말에, 시밀은 가정통신문에 서명을 해달라면서 종이를 꺼낸다. 아버지는 엄마에게 부탁하면 되지 왜 여기까지 왔냐며 그녀를 탐탁지 않게 여기면서도, 다른 지인과 대화를 나누고 오고 나서지만, 시밀이 건넨 종이에 서명을 하고 다시 건네준다.

영화 ‘시밀의 가정통신문’ 이미지
영화 ‘시밀의 가정통신문’ 이미지

서명을 해줬으니 이만 돌아가보라고 하는데, 시밀은 돌아가지 않는다. 애초에 그녀의 목적은 가정통신문에 서명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빠랑 같이 있고 싶다면서 담배를 피우는 아버지 앞에 가만 서서 올려다보기만 한다. 결국 그녀의 아버지는 어린 시밀 혼자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같이 있기로 한다.

시밀과 그녀의 아버지는 함께 상점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치즈 파이 등 먹을거리를 몇가지 사게 된다. 그리고 둘만의 비밀(비록 범죄이지만)도 생기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데면데면 했던 둘 사이는 조금씩 가까워진다.

특히, 시밀이 아버지의 작업 현장에서 떨어져 다치게 됐을 때, 그녀는 밀어내기만 했던 아버지의 진심어린 걱정과 진심을 마주하게 된다.

이렇듯, 영화 <시밀의 가정통신문>은 인간 관계의 허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나약함만을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미르시니 아리스티두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한 발 내딛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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