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4-20 13:15 (토)
[유현준 칼럼] 영화 ‘킹덤 오브 헤븐’ 속 ‘살라흐 앗 딘’ ⓵
[유현준 칼럼] 영화 ‘킹덤 오브 헤븐’ 속 ‘살라흐 앗 딘’ ⓵
  • 유현준 기자
  • 승인 2019.01.16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대장장이였던 발리앙(올랜도 블룸)이 전쟁에 참여해, 1187년 살라흐 앗 딘(가산 마수드)으로부터 예루살렘을 지켜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또 이 영화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반목과 기독교와 이슬람의 반목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동시에, 극단적인 가치관을 지닌 상대와도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 가치관이 다른 상대로서 이 영화는 기독교 인물에서 발리앙을, 이슬람 인물에서 살라흐 앗 딘을 그렸다.

살라흐 앗 딘

특히 살라흐 앗 딘의 경우,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발리앙임에도 불구하고 무시무시한 존재감으로 인해 그를 이른 바 페이크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린다.

영화에서 살라흐 앗 딘은 그 이름처럼 ‘정의’와 ‘신념’을 그대로 그려낸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유럽 세계에 관대하고 자비로운 군주로 알려진 모습 그대로 그려지고, 또 종교적인 전쟁이라고 볼 수 있는 십자군 전쟁 속에서 성직자에게 ‘전쟁은 신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아닌 진실을 말할 정도로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 공식 포스터
영화 ‘킹덤 오브 헤븐’ 공식 포스터

자비로운 군주로서의 살라흐 앗 딘의 모습은 죽은 사라센 군인들을 묻을 때 슬픔을 참지 못하는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고, 유럽 세계에 관대한 모습은 그가 예루살렘을 탈환한 후 십자가가 그려진 보두앵 4세(에드워드 노튼)의 무덤을 밟지 않고 옆으로 피해서 걷는 장면과 바닥에 떨어져 있는 십자가를 탁자 위에 도로 세우는 장면을 통해 잘 표현된다. 이 장면은 그의 포용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수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명장면으로, 인디펜던트지의 취재기자 로버트 피스크는 베이루트의 무슬림 관객들이 모두 이 장면에서 기립박수를 쳤다고 전했다.

그리고 현실적인 모습은 케렉 성 앞에서 철수한 것에 대해 젊은 이슬람 성직자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볼 수 있다. 젊은 이슬람 성직자는 살라흐 앗 딘에게 “왜 철수합니까? 왜요? 하느님께서는 저들을 돕지 않으십니다. 전투의 결과는 오직 하느님에게 달렸습니다.”라고 묻는데, 이 때 그는 “전투의 결과는 하느님에게도 달렸지만, 군사들의 준비·숫자와 전염병의 유무와 식수 보급에도 달렸소. 적을 배후에 두고는 포위를 유지할 수 없지. 지금까지 하느님께서 몇 번이나 무슬림에게 승리를 허락하셨소? 내가 지휘하기 전에,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내가 지휘하도록 주재하시기 전에 말이오.”라고 답한다. 이 답변은 그가 현실적인 지휘관이었던 동시에 자신의 전쟁을 지하드로 표명하는 살라흐 앗 딘의 입지를 요약하는 대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젊은 성직자는 “늘 패했죠”라며 “우리의 죄 때문에”라고 말한다. 하지만 살라흐 앗 딘은 코웃음을 치며 “준비가 안 돼서 패한 거요”라고 응수한다. 이어 “하느님께서 돕지 않으면 당신 자리는 보전 못 할 거요.”라는 도발에는 “내가 물러나면 이슬람도 끝이지.”라며 현실적으로 받아낸다.

[2부에서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