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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Point] 빅토리아 리베라 감독의 ‘Verde’
[Moving Point] 빅토리아 리베라 감독의 ‘Verde’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1.24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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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erde’ 이미지
영화 ‘Verde’ 이미지

요즈음 우리네 삶에서 자극적인 상황들이 뭐가 있을까. 물론 뉴스나 인터넷을 보면 온갖 사건 사고들이 열거되어있다. 하지만 특정 업종이 아닌 이상 충분히 평온하며 자극 없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하물며 평범하게 보호받으며 성장하는 어린이에게 극적인 일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다가오는 자극은 가족이나 친구들의 미묘한 변화, 순간적인 어색함이 주는 침묵일 것이다.

영화 <Verde>은 빅토리아 리베라 감독의 러닝타임 10분의 단편 영화이다. 무더운 여름날 친척들이 놀러 오자, 마르티나는 사이좋던 언니 에밀리아의 우선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 살갑던 언니 에밀리아가 자신을 무시하며 친척들과 어울리고 홀로 숲을 거닐던 마르티나는 줄리안과 껴안고 키스를 하는 에밀리아를 발견하곤 도망간다.

친척들이 모두 돌아가고 같이 목욕을하게 된 자매는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이전처럼 서로 씻겨주거나 이야기도 없이 먼저 씻은 에밀리아가 나가버리고, 마르티나만 홀로 남긴 채 극은 끝이 난다.

콜롬비아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제목과 같이 초목의 푸르름을 별다른 자극 없이 보여주고 있다. 대신 등장인물의 미세한 감정과 표정을 디테일하게 잡아낸다. 자신에게 오던 관심이 다른 이에게 돌려지자 마르티나는 눈에 띄게 의기소침해진다. 마르티나와 에밀리아의 관계가 조금씩 틀어져 어색함을 가지기 시작하는 것을 별다른 자극 없이 보여준다. 이러한 전개는 은은한 여운을 남겨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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