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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칼럼] 영화 ‘초여름의 너’
[유현준 칼럼] 영화 ‘초여름의 너’
  • 유현준 기자
  • 승인 2018.09.28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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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쮸쮸바, 그리고 2-2칸”

[뉴스포인트 = 유현준 기자] 영화 <초여름의 너>는 ‘제9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에서 모바일스틸로 선정된 런닝타임 4분24초의 단편영화다. 크래용(윤창용) 감독이 극본·연출을 맡았고, 배우 최한나 씨와 이지호 씨가 각각 여자·옛 연인을 연기했다.

쮸쮸바…2-2칸

<초여름의 너>는 초여름 일상에 지친 한 여자가 지하철 플랫폼에서 이른 바 쮸쮸바라고 불리는 펜슬형 빙과를 먹는 장면에서부터 출발한다.

여자는 초여름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쮸쮸바를 먹고 손부채질을 하다가 핸드백에서 휴대용 선풍기를 꺼내 바람을 쐬기도 한다. 눈을 감고 시원함을 느끼던 여자는 휴대용 선풍기를 바라보다 일순 생각에 잠기게 된다.

영화 ‘초여름의 너’ 이미지
영화 ‘초여름의 너’ 이미지

옛 연인과 놀이공원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순간이다. 여자의 회전목마를 타자는 제안에 연인은 그것만 타자고 말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은 바이킹을 비롯한 여러 놀이기구들을 타며 데이트를 즐기게 된다. 그렇게 놀다 지친 둘은 잠시 벤치에 앉아 쉰다. 여자는 더워서 손부채질을 하고, 연인은 그녀에게 쮸쮸바를 건넨다.

이어 연인은 데이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 2-2칸에서 지하철을 타라고 말한다. 여자가 “왜?”하고 묻자, 남자는 그 칸에 사람이 적다며, 사람들은 마지막 칸에 사람이 적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한다.

그 후, 여자의 옛 연인과의 데이트 장면은 지하철이 플랫폼으로 진입하는 소리와 함께 끝이 난다. 휴대용 선풍기의 바람을 느끼고 있던 여자는 정신을 차리고 급하게 지하철에 탑승하는데, 우리는 이때 여자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던 플랫폼의 번호가 연인과의 추억이 묻어있는 2-2칸인 것을 볼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여자가 먹고 있던 쮸쮸바도 옛 연인이 먹으라고 건넸던 바로 그 쮸쮸바로, 여자가 초여름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엔 옛 연인과 함께 했던 시간이 묻어나 있다.

<초여름의 너>는 여자가 2-2칸에서 전철에 탑승하는 모습과 옛 연인이 건넸었던 쮸쮸바를 먹는 모습들을 통해서 제목 그대로 초여름 여자의 일상으로 녹아든 ‘너’를 그려내고 있으며, 이 영화는 우리에게 비록 헤어진 연인일지라도 사랑했던 그 시간은 우리의 몸속에 녹아들어 있음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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