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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Magnify] 영화 ‘Two&Two’의 명제
[유현준의 Magnify] 영화 ‘Two&Two’의 명제
  • 유현준 기자
  • 승인 2018.09.28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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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뉴스포인트 = 유현준 기자] 영화 <Two&Two>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이란 출신 바박 안바리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런닝타임 6분51초 동안 ‘2+2=5’라는 거짓 명제가 수십 번이나 등장한다.

2+2=5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거짓명제 2+2=5는 대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어떤 뜻을 갖고 있기에 강요하듯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걸까? 우리는 영화 <Two&Two>를 보고 나면 이러한 의문을 갖게 된다.

학생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교실에 선생이 들어온다. 학생들은 일순 조용해지고 기립하며 선생을 바라본다. 잠시 후 방송이 나오는데, 방송 내용은 “오늘부터 학교 수업에 한 가지 사소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선생님이 설명하는 것을 잘 듣고 그대로 행동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 사소한 변화가 바로 2+2=5라는 거짓명제다.

교실의 아이들은 칠판에 적힌 거짓명제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전까지 2+2=4로 배워왔기 때문이며, 바뀐 이유에 대한 설명도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생은 그저 아이들의 머릿속에 거짓명제를 주입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2+2=5라는 거짓명제를 되뇌게 할 뿐이다. 질문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

그때, 한 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2+2=4이며, 2+2=5는 틀렸다고 말하지만, 선생은 누가 일어나도 된다고 말했냐고 따지면서 2+2=5라고 따라하라고 명령할 뿐이다. 하지만 아이는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며 2+2=4라고 말한다. 결국 선생은 교실을 나가는데, 잠시 후 팔에 붉은 완장을 두른 덩치 큰 남학생 세 명을 데리고 돌아온다. 그러고는 남학생 세 명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남학생 세 명은 멍한 얼굴로 2+2=5라고 대답한다. 흡족해 하던 선생은 아이를 칠판 앞으로 데리고 나와 마지막 기회라며 2+2의 답을 쓰게 한다.

아이가 분필을 건네받고 칠판에 답을 적으려고 하자, 세 남학생은 갑자기 라이플을 쥔 군인처럼 자세를 취한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는 당황하며 불안함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적어나간다.

그리고 진실을 말한 대가는 죽음이었다. 세 남학생의 손에서 총소리와 함께 불이 뿜어져 나왔고, 아이는 피를 뿜으며 쓰러진다. 칠판에 적힌 2+2=4라는 진실 위엔 아이의 붉은 피가 묻어난다.

이후 선생은 아이들에게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사람 있나?”라고 묻는다. 아이들은 겁에 질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아이의 시체가 치워지고, 선생은 칠판에 쓰인 진실을 지운다.

영화 ‘Two&Two’
영화 ‘Two&Two’

칠판에는 2+2=5라는 거짓명제가 적힌다. 선생은 또 다시 2+2=5라는 거짓명제를 반복하며 강요한다. 이때, 영화는 교실 맨 뒷자리에 앉은 아이가 공책에 2+2=5라는 거짓명제를 적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이는 5에 빗금을 쳐 지우고는 4를 적어 넣는다.

2+2=5는 명백히 틀린 명제라는 의미의 도그마로, 16세기 유럽 당시부터 문헌·편지 등에서 ‘증명할 필요 없는 틀린 사실’로 쓰여 왔다. 특히, 이 표현은 유럽이 수백 년 동안 정쟁·전쟁 등의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 정치인·학자들이 상대를 비난하는 관용구로 수시로 사용됐다.

또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도 이 표현이 쓰인 바 있다. 소설의 배경인 전체주의 사회를 묘사하면서 2+2=5라는 거짓 명제를 활용한 것이다.

이렇듯, 영화 <Two&Two>는 진실을 숨기고 거짓으로 왜곡된 사상을 주입하는 전체주의 사회와 폭력이라는 권력을 휘둘러 진실을 억압하는 독재정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그에 굴복하고 따르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진실을 왜곡하려는 의지와 그에 따른 폭력 앞에서 과연 당신은 진실을 외칠 수 있겠냐고 묻는 듯하다. 그에 대한 결과가 올바른 의지의 실현이 아닌, 그저 한쪽으로 치워져 버리는 죽음뿐일지라도 그리 하겠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바박 안바리 감독은 음울한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은 않다. 마지막 장면에서, 한 아이가 공책에 2+2=5라는 거짓명제를 고쳐 쓰는 모습을 통해서 명백한 진실을 이어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혹자는 적극적인 저항은 위험하니 소극적으로 행동하라는 거냐며 비판할 수도 있겠으나, 바박 안바리 감독은 그릇된 의지·폭력 앞에서 소극적 행동을 보이라는 뜻에서 그 장면을 넣은 것은 아니다. 그는 그저 덤덤히 사실을 담아낸 것이다. 전체주의 사회나 독재정권에 저항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작은 불꽃이기 때문이다. 작은 불꽃은 퍼지고 또 퍼져서 큰 불길이 되고 큰 화염으로 불타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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