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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Magnify]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불씨
[유현준의 Magnify]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불씨
  • 유현준 기자
  • 승인 2018.10.10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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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대하여”

[뉴스포인트 = 유현준 기자] 진모영 감독의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독립 영화의 새 기록을 쓴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총 관객수 480만1577명을 기록해 독립 영화 역대 흥행 기록을 갱신했다. 이전에는 관객수 296만으로 <워낭소리>가 최대 흥행작이었다.

이 작품은 2014년 11월 27일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처음 출품된 독립 다큐영화로, 2011년 KBS 인간극장에서 방송됐던 <백발의 연인> 편에 출연한 故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 부부를 그렸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미지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미지

“우리는 76년째 연인입니다.”

이 영화는 조그만 강이 흐르는 강원도 횡성의 아담한 마을을 배경으로 89세이지만 소녀 감성이 풍부한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로맨티스트 고 조병만 할아버지의 사랑을 그려냈다.

영화 속에서 우리는 이 노부부가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을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는 등 매일매일을 신혼 같이 생활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 영화의 연출(실제로 한복을 입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연출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과도 같은 일상은 결국 끝이 나고 만다. 장성한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부부끼리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던 나날, 할아버지가 귀여워하던 강아지 ‘꼬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 이후부터 할아버지의 기력은 점점 약해져 가고, 할아버지의 기침소리가 점점 잦아지면서 할머니는 머지않아 또 다른 이별이 오리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헤어짐, 이별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저 제삼자인, 관찰자의 입장으로서만 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노부부의 이별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면서 우리는 어떨까 하고 상상해보게 된다. 죽음을 앞에 두고 비로소 보이는 우리 삶의 본질을 돌이켜보게 된다.

이 이별은 막을 수 없고 끝까지 미룰 수도 없는 자연의 흐름이다. 새싹이 피고 낙엽이 지듯 순리와 같아 거스를 수도 없다. 그렇기에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헤어지는 일에 대해 조금씩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원하지 않는 이별을 준비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가슴 한편에 먹먹한 슬픔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여담

강계열 할머니는 별세하신 할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보고자 서너 번 정도 영화관을 찾으셨다고 한다.

본래 이 영화는 두 분의 잉꼬부부 생활을 촬영하고자 했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몸 상태와 별세로 인해 지금과 같은 영화가 됐다.

영화 제목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고조선 시대의 시가 <공무도하가>의 첫 절에서 따온 것이다. 아래는 <공무도하가> 전문이다.

公無渡河(공무도하) 그대여,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공경도하) 그대 결국 물을 건너셨도다.

墮河而死(타하이사)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當奈公何(당내공하) 가신 임을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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