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1-17 19:05 (일)
[유현준 칼럼] 영화 ‘잠들지 않은 장소’
[유현준 칼럼] 영화 ‘잠들지 않은 장소’
  • 유현준 기자
  • 승인 2019.04.22 1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잠들지 않은 장소’
영화 ‘잠들지 않은 장소’ 이미지

영화 <잠들지 않은 장소>는 김경록 감독이 연출했고 배우 김대국‧이다은이 각각 남학생‧여학생을 연기했다.

런닝타임 1분 48초의 <잠들지 않은 장소>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말 그대로 잠들지 않은 장소에 관해 말하고 있다. 영화에서 이 장소는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와 사랑을 나눴던 곳으로 나온다.

한 남자가 있다. 캐주얼한 차림을 한 남자는 초록의 기운이 울창한 공원 벤치에 앉는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 남자의 얼굴은 힘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힘이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무기력한 얼굴을 한 남자에게 여학생이 나타나 뺨에 입을 맞춘다.

남자는 놀라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는데, 옆에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앉아있다. 이때, 캐주얼한 차림이었던 남자의 의상이 교복으로 바뀌어 있다. 남자가 과거를 회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이어폰을 각자의 귀에 꽂은 채 함께 노래를 듣는 둘의 모습을 보면서 둘이 사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영화는 홀로 벤치에 앉은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자는 여자와 함께 노래를 듣던 MP3를 혼자 어루만지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헤어졌고 이제 서로 홀로다. 그러나 이 장소에 대한 기억과 추억은 잠들지 않고 남아서 남자를 이곳으로 이끌고 왔음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김경록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누구나 하나쯤 가진 잠들지 않은 장소를 이야기한다. 이 장소는 <잠들지 않은 장소>의 주인공처럼 공원 벤치일 수 있으며, 중‧고등학교일 수도 있고, 교회나 회사, 지하철 교각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장소는 사랑한 사람과의 관계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연락이 끊긴 친구나 지인들과도 잠들지 않은 장소는 있는 법이며, 우리는 그 장소를 그리워해 가끔이라도 찾곤 한다. 직접 찾아가지는 않더라도, 일상을 보내는 우리의 머리 한편에 떠올라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시간이 흐른 후, 벤치 앞에는 한 여성이 서 있다. 남자의 연인이었던 여자로, 그녀는 벤치 위에 놓인 MP3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 또한 남자처럼, 또 우리처럼 과거가 담긴 장소가 잠들지 않아 잊지 못하고 주변에 맴돌고 있었던 거다.

누군가와 함께했던 장소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 <잠들지 않은 장소>는 유뷰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