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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영화 ‘뷰티풀 보이스’ 김선웅 감독 ② - 경쟁 속 청년들의 소통에 대하여
[심층인터뷰] 영화 ‘뷰티풀 보이스’ 김선웅 감독 ② - 경쟁 속 청년들의 소통에 대하여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9.05.23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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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보이스’ 김선웅 감독 인터뷰 모습 / 사진 = 임태균 기자
영화 ‘뷰티풀 보이스’ 김선웅 감독 인터뷰 모습 / 사진 = 임태균 기자

① - ‘녹음실의 공간은?’에 이어

Q. 더빙 아티스트 ‘민수’는 세상을 대면하는 어려움과 충동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20대 청년의 대표격인 인물이라 생각된다. 민수의 캐릭터성을 보여주기 위해 구체적으로 초점을 맞춘 부분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A. 영화 <뷰티풀 보이스>의 출발점은 민수였습니다. 친한 형이 공채 성우가 되는 과정에서 먼저 공채에 합격한 여자친구 때문에 괴리감을 느끼고 헤어지게 된 일화가 있습니다. 그 에피소드부터 출발한 캐릭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캐릭터는 여러 가지 경쟁 속에 살아가는 청년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봅니다.

민수라는 캐릭터는 번번이 떨어지고 낙오되었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계속 개척해 나가는 인물입니다. 기성세대 간의 간극을 표현하고 있다고 봅니다.

Q. 16차원 성우 ‘유리’의 경우 상업영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유리는 극단적인 개성을 추구함으로서 독립된 객체로서 실존하는 우리의 모습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분리된 공간으로 대표되는 녹음실의 의의를 인물론적 관점으로 확장하는 역할이라 생각된다. 유리의 캐릭터를 구축하게 된 계기와 캐릭터성을 보여주기 위해 구체적으로 초점을 맞춘 부분이 어떤것인지 궁금하다.

A. 성우 ‘유리’ 캐릭터는 배역을 맡았던 문지인 배우와 함께 대화하며 만들었습니다. 상당히 괴한 캐릭터임에도 따라줬던 부분이 감사합니다. 유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독자적인 언어로 소통하려는 사람입니다. 유리는 마모루쿤이라 이름 붙인 인형을 가지고 다니는데, 이 마모루쿤만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발산했습니다. 자신과 사귀었던 민수와의 관계가 끝나자 사회에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민수가 자기와 유일하게 소통하는 창구였지만, 헤어지게 됨으로써 마모루쿤에게만 의지하며 살아가고 단절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럴수록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개성이 극대화된 캐릭터라 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영화에 유리라는 캐릭터를 들여옴으로써 현실 그대로의 모습보다 과장된 이야기로 보이길 희망했습니다. 일종의 판타지 영화로써 개연성을 뛰어넘는 전개가 가능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장치적인 캐릭터라 생각합니다.

Q. 영화 촬영 현장에서 후일담으로 기억될 사건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A. 총 7회차로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그래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스텝들과 배우들에게 감사합니다. 마지막 7회차 때는 찍어야 하는 장면들은 밀려있고 아침은 다가오고, 24시간은 이미 넘은 상황이었습니다. 스텝들은 점점 꾸벅꾸벅 졸고, 배우들도 힘이 없었습니다. 투자를 추가로 받아 마무리 장면을 찍어야 하나 고민이 됐고,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많은 촬영이 녹음실에서 이뤄졌는데요. 녹음실 공간이 앞선 내용처럼 컨트롤부스와 녹음부스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부스 사이의 문을 닫으면 완벽 방음이 됐기 때문에 한쪽 장면을 찍을 때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잠시 잠을 자고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스탭들 배우들 모두 바닥에 누워서 잤는데, 한 번은 문이 살짝 열려있었고 코 고는 소리가 섞여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영화 개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개봉을 앞둔 심정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또 공개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A. 과연 이 영화를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나와 관객들의 소통은 어떤 식으로 이뤄질까에 대해 궁금증이 생깁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찍다 보니 하고 싶었던 것을 모두 표현하지 못한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때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영화 속에 담아놓은 긍정적인 메시지들, 하쿠나마타타, 폴레폴레라는 다 잘 될 거야. 여기 성우들도 힘든데 다 잘 해내잖아. 영화를 본 사람들도 긍정적인 면을 알았으면 좋겠다란 생각으로 덤덤하게 지켜보려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언어장애를 가진 아버지가 실종된 아들을 찾던 중에 한 마을에 얽혀가는 이야기입니다.

Q. 끝으로 영화를 볼 관객들과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뉴스포인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영화 <뷰티풀 보이스>는 부담 없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관객분들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극장 와서 많이 웃고 가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 아재 개그가 안 맞을 수도 있고 때로는 타이밍이 안 맞는 개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개그 안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찾아가다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분명히 느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살아가는 모든 사람한테 긍정적인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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