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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영화 ‘뷰티풀 보이스’ 김선웅 감독 ① - 녹음실의 공간은?
[심층인터뷰] 영화 ‘뷰티풀 보이스’ 김선웅 감독 ① - 녹음실의 공간은?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9.05.23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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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보이스>는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무례한 요구밖에 할 줄 모르는 갑질 상사, 전성기가 지나 괴로워하는 베테랑 성우 등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짠내 나는 인물들의 탈우주급 미션을 그린 코미디다.

영화는 녹음 현장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이이경, 박호산, 문지인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로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의도적으로 과장된 캐릭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영화를 바라본다면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매일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관객 모두에게 마법의 주문 같은 작품이 될 것이다. 개봉을 앞둔 지난주 강남의 제작사 스튜디오에서 김선웅 감독을 만나 영화 <뷰티풀 보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뷰티풀 보이스’ 김선웅 감독이 인터뷰에서 토크버튼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임태균 기자
영화 ‘뷰티풀 보이스’ 김선웅 감독이 인터뷰에서 토크버튼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임태균 기자

Q. 녹음실에 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하고 싶다. 영화의 시작과 끝이 이뤄지는 주된 배경으로 극의 메시지를 직접 제시하는 매개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리된 공간 속에서 또다시 나누어진 녹음 부스와 컨트롤박스를 지엽적으로 다루면서도, 해당 공간을 통해 변모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소통과 관계의 의미를 강조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녹음실을 중심으로 기획 의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A. 처음에는 녹음실이라는 공간이 어떤 양쪽으로 분리가 되어서 소통을 한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우연히 성우분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몇 가지 일화를 듣고 ‘아, 성우 이야기 재미있겠는데?’라는 생각으로 영화 <뷰티풀 보이스>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그 때문에 녹음실이란 공간이 그럴 거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습니다.

녹음실이란 공간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건 영화 <뷰티풀 보이스>의 각본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견학을 가기 시작했을 때의 일입니다. 저는 녹음실의 조그만 공간 안에서 여러 명의 성우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녹음을 하는 것이 시각적으로 답답해 보였는데, 분리된 공간인 컨트롤룸 안에서 태연하게 녹음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또 작업물이 완성됐을 때 버티기 힘들 것 같은 좁은 공간에서 이뤄낸 성우들의 하모니와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그런 녹음실의 공간을 우리 영화 안에도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해당 공간을 이야기하며 캐릭터마다 각각의 상황들이나 혹은 트라우마를 사연의 형태로 적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 사연을 통해 그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것이 있다고 봅니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여 정말 녹음실을 터질 것 같은 느낌의 공간으로 만들어 지금 우리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 똑같이 터질 것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이란 감각을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밖에서 그런 모습을 창으로 보고 있는 이 감독은 그런 모습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고, 그런 역할의 차이가 우리 사회에도 똑같이 표현되지 않나 하는 그런 것들을 생각했습니다.

결국, 소통의 문제입니다. 영화에 보면 ‘나는 당신이 보여요.’ ‘아니야’ ‘아니 전 당신이 보인다니까요?’라는 장면이 있는데 해당 이야기도 결국에는 소통에 대한 문제입니다. 어떤 업무적 공통성을 공유하며 사는 사람들끼리는 솔직히 눈빛만 봐도 뭔가 알 수 있잖아요? 결국, 소통의 문제이고 그런 부분에서 녹음실이란 공간 안에서 이뤄지는 소통은 어떤 의미에서 완벽한 소통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그런 의미에서 시각적으로 과장된 토크버튼의 모습이 눈가에 오래 남았다. 소통이란 무엇일까? 질문을 던지는 아이템이라 생각된다. 토크버튼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다. 촬영 현장에서 관련된 사건은 없었는지?

A. 소통의 관점에서 토크버튼은 굉장히 중요한 매개체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리적으로 소통이 단절된 공간에서 실제로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인 토크버튼을 과연 누가 잡냐에 따라서 그 조직의 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크버튼에는 소통 외에도 권한의 의미도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화에 전개 과정에서 어떤 사람이 그 권한을 쥐냐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대조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그 녹음실에 있는 토크버튼은 정말 작았습니다. 그러한 토크버튼의 모습을 보다 확실하게 보여주고 강조하고 싶었고, 때문에 청계천에 가서 토크버튼을 별도로 제작했습니다. 영화 속에 ‘어! 컨트롤 박스, 토크버튼만은 안 돼.’ 이렇게 뒤에서 두 명이 나직하게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결국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란 점을 직접 나타내는 장면일 것입니다.

Q. 광고주 ‘강팀장’을 통해 극에서 현실적인 클라이언트가 매력적인 안타고니스트로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셨다. 강팀장의 캐릭터성을 보여주기 위해 구체적으로 초점을 맞춘 부분이 어떤것인지 궁금하다.

A. 강 팀장의 경우 광고업계 중 실행업체 직원들의 경험이 녹아있습니다. 이전부터 광고 영상을 찍다 보면 광고주와의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들의 행동과 말투가 묘하게 기억에 남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의 경우를 포함하여 당한 사람은 기억한다는 걸 사례와 함께 배유람 배우에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배유람 배우였기에 제대로 표현해주었다고 봅니다.

이전에 광고를 맡았을 때, 한 달간 치열하게 논의하며 기획서와 예비 기획안을 영상으로 만들어 광고주와 PT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상무의 최종 컨펌이 결정되면 되는 자리에서 상무가 ‘다 좋은데, 우리 딸이 이런 게 대세라는데, 이런 거로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말 한마디에 한 달 동안 고생한 것이 백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듯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이 뭔가 따지고 드는 것이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처럼 다른 사람의 영역에 침범하여 잠식하는 기생충 같은 역할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강 팀장이 비록 다른 사람들에겐 적대적인 인물일진 몰라도, 그의 상사에겐 충성스러운 부하이자 한 가정의 가장일 수도 있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강 팀장은 그저 자기 일을 충실하게 열중했고, 일이 끝나면 즐겁게 끝내려고 했습니다. 절대로 강 팀장이 악의를 가지고 행동한 것이 아니라는 점, 이러한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닌가? 라는 걸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② - ‘경쟁 속 청년들의 소통에 대하여’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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