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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 Heart] 영화 ‘인간동물원’
[Search Heart] 영화 ‘인간동물원’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6.0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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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간동물원’ 이미지
영화 ‘인간동물원’ 이미지

언젠가 3등급 한우는 나쁜가, 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1등급 한우는 보통 붉은 살 사이에 얼마나 적당히 기름이 잘 펴졌는가, 많이 있는가를 통해 결정된다. 한우 생산량의 60%가 1등급을 받고 있으며, 3등급은 상당히 양이 적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지방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전자 조작 옥수수 등의 곡물 사료를 이용하여 살을 찌운다. 이는 등급이 높아질수록 이득도 크며, 그것을 찾는 소비자도 많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지방의 양이 적은 3등급 한우는 가격이 낮아진다. 헌데 건초와 여러 곡물을 먹여 키운 한우가 3등급을 받는다. 과연 1등급이 좋고, 3등급은 좋지 못한 것일까.

김동진 감독 <인간동물원>은 등급으로 반을 나누고, 동물 가면을 쓴 학생들의 교실을 투어하듯이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짧고 굵게 표현해낸다. 투어 가이드같은 선생이 학부모로 보이는 관람객들을 데리고 교실로 만든 우리를 돈다. 가이드는 9등급 닭들과 1등급 원숭이, 5등급 돼지들을 차례로 보여준다. 그러던 와중 1등급 원숭이 하나가 우리를 탈출한다. 탈을 던져버린 학생은 거대한 동물원을 빠져나가려 하지만, 결국 엄마를 만나게 된다. 학생은 제발 도와달라고 엄마에게 사정하지만, 이내 보안요원들에게 끌려가고 만다.

<인간동물원>은 학교를 동물원으로 비유하여 현시대 학생들의 삶을 꼬집은 단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젊은이들이 가진 가능성은 배제한 채, 획일적인 구조로 진행되는 부분이 많다. 문제점은 개선되어야 하며 잘못된 일은 고쳐져야 할 것이다. 문제는 부모의 입장이다.

극중에 등장했던 엄마는 끌려가는 딸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부모도 분명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괴로워서 살려달라고 흐느끼는 자식을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부모는 사회가 얼마나 잘못되어있는지, 시스템에서 벗어났을 때의 고난을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식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부모가 몇이나 있을까. <인간동물원>의 김동진 감독은 현 시스템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으며, 나아가 어쩔 수 없이 시스템에 승복한 어른의 가슴 아픈 마음을 잘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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