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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칼럼] 영화 ‘조난당한 남자’
[유현준 칼럼] 영화 ‘조난당한 남자’
  • 유현준 기자
  • 승인 2019.06.0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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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난당한 남자’
영화 ‘조난당한 남자’ 이미지

단편영화 <조난당한 남자>는 백승필 감독이 연출했고, 배우 한석환‧김윤경이 출연해 각각 조난한 남자와 남자의 여자친구를 연기했다.

영화는 어두운 방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방의 한쪽 벽에는 풀숲을 나타낸 빔프로젝터가 쏘아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새들이 지저귀고 벌레가 우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이 때문에 방은 섬으로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다.

한 남자가 방 안으로 힘없이 터덜터덜 들어와 가방을 던지듯 놓아버린다. 이어 전화가 걸려온다. 남자의 여자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로, 연락이 없어서 전화했다는 말이 이어지는 와중에, 남자는 통화를 끊고 스마트폰을 뒤로 던져버린다. 또 남자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와 마시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 이때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는 소리가 배경음으로 깔린다.

그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남자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에 피곤을 느끼고, ‘타인’이라는 누군가와 관계되는 일에 지쳤음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남자가 홀로 무인도로 들어가 조난하게 됐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영화는 이 홀로 조난한 남자가 방금 통화를 끊었던 여자친구를 떠올리는 것을 보여준다. 여자친구와 데이트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그 추억은 남자가 타인과 함께하며 즐거웠던 순간이고 타인과 같이 있어 행복했던 찰나이다. 바로 그 기억으로 인해서 남자는 다시 일어나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대화를 나누게 된다.

백승필 감독의 영화 <조난당한 남자>는 타인과 관계됨에 대해 피곤함을 느끼고 스스로 아무도 없는 무인도로 들어가 버리는 남자를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남자를 단순하게 담아내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조난한 남자는 타인에게 지쳐 자신을 가뒀지만, 바로 그 타인에 의해서 다시 힘을 얻고 섬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즉, 무인도에 자신을 가둔 계기와 탈출하게 된 계기가 모두 타인인 것으로, 백승필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이란 사회적 존재이며 타인과 관계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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