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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Point] 더스틴 브라운 감독의 ‘Casa de Carne’
[Moving Point] 더스틴 브라운 감독의 ‘Casa de Carne’
  • 변종석 기자
  • 승인 2019.06.07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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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Casa de Carne’ 공식 이미지
영화 ‘Casa de Carne’ 공식 이미지

우리는 손쉽게 신선한 고기를 제공 받고 있다. 우리는 일련의 도축 작업에 대해서 말로만 들었을 뿐, 바로 눈앞에서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한 도축 작업을 바로 앞에서 보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눈 앞에 요리된 고기를 쉽게 먹을 수 있을까?

영화 <Casa de Carne>는 이색적인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한 단편 영화이다. <Casa de Carne>을 연출한 더스틴 브라운 감독의 의도는 상당히 명확하고 알기 쉽다. 문제는 그런 의도가 마냥 좋지는 못하다는 점이다.

친구들과 레스토랑에 방문한 에릭(조 레미욱스)은 종업원에게 돼지 립 구이를 주문한다. 친절해 보이는 종업원이 좋은 선택이라며 에릭을 데리고 레스토랑 안쪽으로 안내한다. 생뚱맞게 앞치마와 식칼을 건네받고 들어간 곳에는 돼지 한 마리가 서 있었다. 불안한 느낌을 받은 에릭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어쩔 줄 몰라 시간을 끄는 에릭을 대신해 도축 요원이 두 사람 들어와 에릭 앞에서 돼지를 도축해버린다. 도축한 고기를 요리한 접시가 올라오고, 직접 동물을 죽이고 죽인 동물로 요리를 받는 서비스를 만끽한 친구들이 기뻐하고 있었다. 에릭은 얼빠진 얼굴로 친구들을 바라보다 스크린 너머의 우리를 바라본다.

상당히 재치있고 의미가 명확한 영화이다. 문제는 그 명확한 의도와 주제 의식이다. 화면 너머의 우리를 바라보는 에릭의 표정은 ‘이런데도 고기를 먹을 거야?’라며 강요하는 듯이 보인다. 많은 동물 단체들이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으며 그들에게 고통을 주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다. 지나치게 당연한 말이라서 딱히 떠오르는 생각도 없다. 문제는 그들의 방식을 우리에게 강요하는 그들의 자세이다.

도축 중에 동물이 고통받으니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단체도 있다. 문제는 그렇다면 우린 뭘 먹으라는 걸까? 최근 식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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