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뷰] 이강욱 작가, 캔버스에 성찰을 옮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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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인트 김소민 기자] “나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현대미술가가 철학적인 질문을 회화에 담고 성찰의 장을 마련했다.

이강욱 작가는 자연과 생명을 넘어 ‘나’의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 화폭에 성찰을 옮긴다. 이 작가는 ‘프랙탈우주론(Fractal Cosmology)’의 세포 단위 미시적 세계와 우주적 공간인 거시적 세계를 한 폭의 작품으로 승화했다.

 

이강욱 작가

 

해당 이론에 따르면 세포와 우주 공간은 상통한다. 즉, 우리가 우주를 구성하는 세포로서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이는 과학적 사실보다는 ‘자연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를 심고(深考)하는 원론적·철학적 내성(內省)에 가깝다. 세포와 우주를 통해 스스로를 관념적 존재로 드러낸 이강욱 작가를 뉴스포인트가 만났다.

 

이강욱 작가 작품

 

이 작가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세포의 세계가 빛나는 우주처럼 묘사돼 있다. 전체적으로는 화려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고요하다. 마치 우주의 고요가 화폭에 들어찬 느낌이다. 

과학의 영역인 세포와 우주를 오브제로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 작가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다. 본인만의 작품세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미술인들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고찰”이라며 “과거 20대 초반에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생물학적인 접근을 하게 됐다. 나 자신을 이루는 구성인 세포에 주목했고 이를 연구했다. 끊임없이 세포나 미립자를 확대해 들여다보니 그 안에 무한한 공간인 우주가 있었다. 당시 프랙탈·빅뱅·게놈 등 이론이 활발히 연구되던 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감상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특별한 시각을 묻는 질문에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성찰’이라고 답했다. 

 

이강욱 작가

 

그는 “대상의 ‘크기’ 개념은 상대적 잣대가 결정짓는다. 이는 물리적이면서도 관념적일 수 있다. 이처럼 작품에 표현한 ‘풍경’은 실제 물질을 확대한 ‘실재’면서도 가상의 관념적 공간”이라며 “10년 전 작업한 ‘Untitled’도 관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물리적인 개념을 넘어 ‘우파니샤드’라는 고대 인도철학이 주장하는 인간의 자아를 소우주론으로 해석했다. 즉, 작은 개념의 자아가 거대한 우주와 같다는 성찰을 이끈다.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분이 ‘상대적인 세계관’, ‘유기적인 세계관’을 염두에 두면서 자유롭게 해석하고 개인적인 성찰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일반적으로 화려한 색감이나 재질감과는 다른 새로운 표현법이 드러난다. 작품에서는 시간의 섭리를 따르는 창조자의 숨결이나 우주의 질량까지 발견된다. 작품 내에서 수많은 탄생이 반복되고 발아해 고행과 섭리를 펼치는 ‘존재’를 고찰한다. 이때 우주의 질량은 작가가 세계관 표출을 위해 화폭에 옮긴 화법과 표현법은 뭘까.

이 작가는 “실제 세포의 모습을 확대해 화면에 전사하거나 관념적인 반대급부의 거대공간 이미지를 동시에 표현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레이어를 형성해 켜켜이 쌓는 인고의 과정을 거친다. 이는 무한 반복을 통해 중용의 과정을 이끄는 단계이기도 하다”며 “캔버스에 무한한 공간인 우주를 표현하기 위해 레이어를 반복적으로 쌓아 올린다. 이에 이미지가 반투명하게 겹치기도 하고 선이나 도형, 기호가 겹겹이 조화하면서 중첩된 표현법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강욱 작가 작품

 

이 같은 작업을 통해 작품에 사용된 재료와 형상은 작가의 세계관과 합치를 이루며 유기적으로 연결돼 생명력을 갖는다. 이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인식할 수 없는 비가시적인 관념 공간을 통찰하게 한다.

수년간 해외 유학생활을 경험하고 복귀한 이 작가에게 유학기간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었다. 그는 “6세 이후 페인팅 작업을 지속하면서 10년간 작가활동을 했다. 이후 런던에서 7년간 시간을 보냈는데 자아 고민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며 “늘 스스로에 대해 묻고 회화(페인팅)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다. 이때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우파니샤드’를 통해 상대적이거나 대립적인 개념을 하나로 연결하고 합을 이루는 과정을 터득했다. 상충하는 개념도 ‘둘 중에 하나’, ‘둘 다’도 아닌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이는 작품과 함께 인생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강욱 작가는 아라리오 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하는 동시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내달 7일까지 용산동 라흰갤러리 전관에서 개인전 ‘무제: 회화의 태도(Untitled:Frame of Painting)’을 진행하며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화답한다. 개인전 이후에는 해외 전시 활동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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